국내 초대작가전 (National Invited Artist Exhibition)

Scintillements(반짝임들) 작업은 내가 지나온 풍경을 사진으로 기록한 후, 그 위에 허구의 인물을 덧그려 완성한 작업이다. 실재하는 배경 위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을 겹쳐 그리는 방식은 실재와 허구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며, 보는 이에게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진다. 이는 단순한 착시 효과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반영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만질 수 있는 것과 이미지로만 존재하는 것,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만남, 인간의 손과 인공지능이 생성한 것이 모두 뒤섞인 시대 속에서 무엇이 진짜인지 구분하는 일은 점점 무의미해지고 있다. 그 안에서 나는 여전히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고, 관계를 맺으며,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애쓴다. 이 작업은 그러한 다층적인 현실을 감각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시도이다.

‘Scintillements’는 ‘섬광’, ‘반짝임’을 뜻하는 단어이다. 거리에서 스쳐 지나가는 익명의 사람들도 그 상황을 깊이 들여다보면 저마다의 빛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제목이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순간 속에서도 이해의 시선이 닿는다면, 우리는 서로를 반짝이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 이지선